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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24

주식 대여가 불러다 주는 행운 증권사에서 내가 가진 주식을 대여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무슨 공매도 세력과 맞서 싸우자며 주식 대여를 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열심히 벌이는 사람들이 있던데, 나는 기꺼이 내 주식을 빌려주며 수수료로 푼돈을 벌고 있다. 내게는 아주 비과학적이고 근거라곤 전혀 없는 징크스가 하나 있다. 누군가 내 주식을 빌려가기만 하면 그 주식의 주가가 크게 오른다는 징크스다. 한두달 전쯤 내 종목 하나의 전량을 어디선가 대여해갔다. 그리고 그 후부터 주가가 찔끔찔끔 오르더니 저번주부터는 갑자기 미쳐날뛰기 시작하였다. 주가의 단기적인 상승이나 하강에는 별로 심정적인 동요를 느끼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어쩐지, 내가 대여해준 종목의 주가가 올라갈 때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순 없다. 내 마음 한켠에도 공매도 반대 운동가들.. 2023. 9. 5.
주식 포트폴리오를 자신의 사업처럼 생각하기 # 벤자민 그레이엄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가치투자의 주요 원칙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다. '주식을 가격이 변동하는 종이 쪼가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사업의 일부라고 생각하라'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 그리고 나는 내 주식 포트폴리오를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 증권사 HTS에 들어가면 계좌의 별명을 정해줄 수 있는데, 나름대로 멋진 회사명도 정해서 붙여놓았다. - 포트폴리오에 속한 기업들의 회계 수치들을 내 기준에 맞게 수정하고 가중평균하여, 내 포트폴리오-기업에 회계 수치도 분기마다 뽑아본다. - 어쨌든 엄청난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률이 낮아도 추가 자본 납입하면 그만이다. - 물론 세금도 낸다. - 다행히 월급은 줄 일이 없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이자 유일.. 2023. 8. 3.
회전율을 낮추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금년 초에는 2023년은 회전율 0%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포트폴리오의 회전율이 벌써 30%를 넘겨버렸다. 손가락만 까딱까딱하면 무언가를 행할 수 있는 주식 포트폴리오 관리에서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리도 어렵다. 2023. 7. 11.
Chat GPT로 인해 방치된 블로그 최근 몇 달간 너무나 바빠서 투자에 관한 생각도 거의 못하고, 투자 관한 정보도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포트폴리오는 언제나처럼 가만히 방치하며 구경만 하는 상태. 그래서 블로그에도 글을 올릴 게 없었다. 최근엔 주말에는 그래도 시간이 좀 나서 여러 자료를 읽고 찾아보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젠 블로그에 뭘 써서 올릴 기회가 거의 사라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면 그걸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렸다. 이런저런 정보를 찾게 되면 그걸 짤막하게 블로그에 올렸다. 책을 몇 권 읽으면 블로그에 올렸다. 마냥 읽고만 있는 것보다는, 문서로 만들어 정리해 두는 게 학습에 더 효율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블로그에 글을 쓸 일이 거의 줄어든 것 같다. 챗GPT 때문이다. 무언가 생각이 떠오르면 챗GPT에게 온갖.. 2023. 2. 18.
바텀업 방식의 탑다운 대비 비교우위 두가지 탑다운과 바텀업 아주 큰 범위부터 살펴보기 시작하여 점차 작은 범위로 좁혀가는 것을 탑다운 방식의 투자라고 한다. 예컨대, '국제거시경제 조사 -> 국가거시경제 조사-> 산업 조사 -> 개별 기업 조사' 같은 순서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아주 작은 범위부터 살펴보기 시작하여 점차 큰 범위로 확대해나가는 것을 바텀업 방식의 투자라고 한다. 예컨대, '개별 기업 조사 -> 산업 조사 -> 국가거시경제 조사 -> 국제거시경제 조사' 같은 순서가 있을 수 있다. 난이도 투자의 난이도를 어떻게 정의해야될지 난감하지만, 일단 "그 방식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빈도' 정도로 생각해보자. 먼저, 거시경제 장기 전망의 난이도를 생각해보자.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틀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종종 정기 거.. 2022. 12. 14.
토스뱅크 매일 이자받기의 효과는? 이게 비효율적이라는 걸 대충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토스 앱을 들어가서 매일 이자받기 버튼을 매일 누르고 있었다. 이게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확인해보자. 토스뱅크의 연복리는 2.3% 100만 원을 넣어두면 1년에 세전 2만 3천 원을 이자로 받는다. 복잡할 게 없다. 가만히 두면 월복리 토스뱅크는 가만히 놔두면 매월마다 이자를 입금해준다. 그러니까 월복리라고 할 수 있다. 이때의 연 수익률로 환산한 금리는, 대충 2.3244% 정도이다. 그러니 100만 원을 넣어두면, 1년에 세전 2만 3천 2백 4십 4원 정도를 이자로 받는다. 100만 원을 100만 원을 넣어뒀을 때를 기준으로, 연복리에 비해 월복리로는 0.0244% 정도를 더 받을 수 있다. 100만 원을 넣어뒀다면 1년에 244원을 .. 2022. 11. 30.
주식 대여의 즐거움 내 한국 주식 포트폴리오의 40% 정도가 한 종목에 집중되어 있다. 그 종목은 모두 주식 대여를 해준 상태였다. 그리고 방금, 그 종목이 상환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주식을 대여해준 기간 동안에 그 종목의 주가는 정말 극심하게 요동쳤지만, 결과적으로 주가는 올랐다. 내게 주식을 빌려서 공매도 투자를 했던 누군가는 투자 실패와 더불어 연수익률 기준 2%의 수수료까지 상납해야 했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주가 상승으로 인한 자본차익도 얻고, 거기에 수수료까지 얻었다. 누군가 내 주식을 빌려서 내 종목에 공매도를 치지만, 결국 실패하고 내게 수수료까지 상납하는 이런 상황만큼 가슴 벅찬 일이 또 어디 있을까. 2022. 11. 24.
나는 알고 있다는 착각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정말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일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우리는 사실 잘 모르고 있지는 않은가? 투자의 세계에서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등장하고 너무나 많은 움직임이 너무나 빠르게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원인과 결과에 대한 엄밀한 분석을 하지 않는다면,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내가 안다고 착각하는 일이 발생하기 십상이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지는 일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발생한다. 로또 분석가들이 판치는 곳이 투자의 세계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로또 분석가가 되어 버리는 곳이 투자의 세계이다. 까마귀가 날개를 퍼덕이기 시작한 걸 보고, 서둘러 바구니를 대량 매수하여 배나무 아래에 늘어놓는 사람이 돼버리는 곳. 나는 정말 아는가? 사실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여 행동에.. 2022. 11. 23.
사업보고서를 읽는 소소한 즐거움 사업보고서의 목차를 보면 어느 기업이든 어느 사업이든 똑같다. 공시의무에 따라 엄격한 형식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내용은 생각보다 기업 특유의 특색이 드러난다. 산업마다 다르고 기업마다도 다르다. 같은 기업인데도 10년 전의 보고서와 오늘날의 보고서를 비교해보면 스타일이 확연하게 달라져있기도 하다. 어떤 보고서는 아주 건조한 문체로 작성되고, 어떤 보고서는 문체가 아주 웅장해지기도 한다. 어떤 보고서는 정말 최소한의 내용만이 담겨있고, 어떤 보고서는 정말로 상세하게 내용을 서술하고 있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기업의 공시 보고서라고 하면 오직 재무제표만 떠올리지만, 재무제표는 보고서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보고서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충실하게 담고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쉽다. 기업의 .. 2022. 11. 12.
마켓 타이밍을 잘 맞추는 사람들은 대체 뭘까? 내가 스스로의 투자 방식에 대해 아주 확신에 차서 말할 수 있는 건 딱 하나가 있다. 그건 바로 내가 마켓 타이밍을 정말 더럽게 못 맞춘다는 것이다. 만약 단기적으로 주가의 흐름이 완벽하게 랜덤워크라면, 내가 매수한 후의 주가의 움직임도 평균적으로 보면 방향성이 없어야 할테고, 내가 매도한 후의 주가의 움직임도 평균적으로 보면 방향성이 없어야 할테다. 그런데 정말 귀신에 들린 것처럼, 내가 매수하면 단기적으로 하락하고, 내가 매도하면 단기적으로 상승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는 힘든 일 같아서 처음엔 무언가 착오가 있는 거라 생각했었다. 좋았던 기억은 쉽게 잊어버리고 나빴던 기억만이 남아서, 내가 단기적인 주가의 흐름과 역행하는 선택만을 했던 것만 기억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202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