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세계만큼 역사에 대한 기억력이 짧은 분야가 또 있을까.
시장은 언제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왔으며,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나올 때 실제로 이전과 달랐던 적은 거의 없었다.
- 시장이 급상승한다.
- 새롭게 투자를 시작한 젊은 세대는 새로운 비즈니스, 새로운 투자 전략, 새로운 환경으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고 있으니 큰 폭의 주가 상승은 당연하다고 믿는다.
- 투자 경험이 길었던 기성세대는 지나친 낙관주의에 우려를 표한다.
- 새로운 세대는 그런 우려에 대해 "퇴물"이라고 비웃는다.
- 그리고 시장은 다시 하락장에 들어선다.
- 지나치게 공격적인 포지션을 잡고 있던 투자자들은 돈을 빠르게 잃는다.
(반복)
위의 상황이 지금까지 대체 몇 번이나 반복된 것일까.
10년~20년이 지나면 새롭게 투자를 시작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것이고, 그때도 과거의 역사는 잊혀질 것이고, "뉴노멀" 이론이 만연할 것이고, 회의주의자는 퇴물 소리를 들을 것이고, 시장은 다시 하락장에 들어설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잠시 부자가 되었다가 이내 부를 다 잃게 될 테고, 지나친 회의주의자들은 옆에서 손가락만 빨고 있을 테고, 그리고 어떤 현명한 투자자들은 그 과정에서 조용히 수익을 복리로 쌓아가고 있을 것이다.
2020년부터 어디서든 이런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매달 10% 정도만 먹으면..'
'욕심 안 부리고 일주일에 5% 정도면 어렵지 않으니까..'
'이건 당연히 오르는 주식인데 왜 안 사지?'
'매년 30%~40% 정도는 어렵지 않을 것 같고..'
'투자를 하면 되는데 멍청하게 일만 하는 사람들 이해가 안 가...'
'작년에 2배 먹었는데 이거 몇년만 더 하면..'
1965년 이후로 워렌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은 20% 정도이다.
그 연평균 수익률 20%이 쌓이고 쌓여, 미국 촌동네에 위치한 망해가던 작은 방직공장을 세계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서 벗어나질 않는 초거대 기업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 연평균 20%가 쌓이고 쌓여, 미국 촌동네에 사는 지역 유지 정도였던 버핏을 인류 역사상 최고의 투자자로 만들어 주었다.
어쩌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자신이 버핏보다 더 나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자신이 피터 린치보다 더 나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자신이 레이 달리오 보다 더 나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자신이 조지 소로스 보다 더 나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자신이 하워드 막스 보다 더 나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럴 수 있었을까?
다행히 명의 피터린치 선생님이 이번에도 전세계 수많은 환자들을 기꺼이 치료해주고 계신다.
지나친 회의주의를 경계할 것. 대중의 환희에 동조되지 말 것. 반복되는 시장 사이클을 항상 인지하고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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